한국 전통 기념일 & 문화

[한국 전통 기념일] 한식날 전통 음식 '쑥떡'의 유래

windsoundstory 2025. 8. 20. 09:53

한식(寒食)은 조용하지만 깊은 의미를 가진 우리 전통 명절 중 하나다. 설날이나 추석처럼 화려한 차림은 아니지만, 조상들의 삶의 철학과 절제의 미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식날의 핵심 풍습 중 하나는 ‘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며, 그에 따라 전날 미리 지어 놓은 찬 음식이나, 자연에서 채취한 제철 재료로 만든 간단한 음식을 먹는 전통이 전해진다.

[한국 전통 기념일] 한식날 전통 음식 '쑥떡'의 유래

이때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쑥떡’이다. 봄기운이 올라오는 시기, 들판에 자라는 쑥을 직접 채취해 만든 쑥떡은 계절의 기운과 건강을 담은 음식으로 여겨져 왔다. 이 글에서는 한식날 쑥떡을 먹게 된 유래와 그 속에 담긴 상징적 의미, 그리고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쑥떡의 전통 레시피까지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 전통 기념일 한식날 쑥떡을 먹는 이유 

한식은 양력으로 4월 초, 음력으로는 3월 초순 무렵에 해당하며, 봄이 완연하게 무르익는 시기다. 들판에는 쑥,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이 제철을 맞아 돋아나고, 조상들은 이 시기에 자연에서 얻은 초록빛 생명력을 음식으로 섭취하며 계절의 기운을 몸 안으로 받아들이고자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하면서도 귀한 봄나물이 바로 쑥이었다. 쑥은 향이 강하고, 독특한 약리 성분이 있어 예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하고, 피를 맑게 하며, 기운을 북돋는 약초로 여겨졌다.

조상들은 이처럼 약효가 뛰어난 쑥을 활용해 떡을 지어 먹으며, 겨울 내내 쌓인 찬 기운을 몰아내고 한 해의 건강을 기원했다. 특히 한식날에는 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날 쑥을 넣은 떡을 미리 만들어 놓고 다음 날 아침에 차가운 상태로 먹는 풍습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즉, 쑥떡은 단순한 봄철 간식이 아니라, 계절과 건강, 전통 의식을 모두 담고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떡이라는 형태는 조상에게 바치는 제사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어, 성묘길에도 자주 준비되었다.

 

 

 

한국 전통 기념일 한식에 먹는 쑥떡에 담긴 의미

쑥떡은 단순히 맛과 향이 좋은 계절 음식 그 이상이다. 예로부터 쑥은 재앙을 막고, 질병을 예방하는 신비로운 식물로 여겨졌다. 실제로 우리나라 고대 신화나 민간신앙 속에서도 쑥은 자주 등장하는데, 특히 단군 신화에서 웅녀가 사람이 되기 위해 먹은 음식이 ‘쑥과 마늘’이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쑥은 인간의 정화, 인내, 인격적 성장을 상징하는 재료로 오랫동안 신성시되어 왔다.

쑥떡을 먹는 행위는 그 자체로 건강을 바라는 기도이자, 한 해의 액운을 막고 복을 맞이하는 전통적 의식으로 여겨졌다. 특히 어머니들은 쑥떡을 지으며 아이들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했고, 떡의 모양을 작고 동글동글하게 만들어 가족끼리 나눠 먹으며 화목과 행복을 기원하는 정서적 상징을 담았다. 또한 한식이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날이라는 점에서, 쑥떡은 조상 앞에 바치기에 가장 적합한 '자연과 손맛이 어우러진 음식'으로 인식되었다.

 

 

 

전통 쑥떡 만드는 법 – 간단하지만 정성이 필요한 과정

쑥떡은 의외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기본 재료는 매우 단순하다. 생쑥, 쌀가루(멥쌀 또는 찹쌀), 소금, 물, 선택적으로는 콩이나 팥소 정도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방식은 다음과 같다.

쑥 손질과 데치기
이른 봄날, 직접 들판이나 산자락에서 채취한 어린 쑥이 가장 좋다. 쑥은 잔가시가 없어 부드러운 잎만 골라 깨끗이 씻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아린 맛을 제거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꽉 짠다.

쌀가루와 섞기
준비된 멥쌀가루에 데친 쑥을 잘게 다져 넣고, 약간의 소금과 함께 섞는다. 이때 쑥의 양은 기호에 따라 조절 가능하며, 너무 많이 넣으면 반죽이 퍼지고 질어질 수 있다. 물은 조금씩 넣어가며 고슬고슬한 반죽을 만든다.

 

떡 모양 빚기
한입 크기로 반죽을 떼어 동그랗게 빚는다. 이때 팥이나 꿀, 설탕으로 만든 소를 넣어 속을 채워도 좋고, 고물(콩가루나 팥고물)을 겉에 묻혀 마무리해도 좋다.

 

찜기에서 찌기
찜기에 시루밑을 깔고 반죽한 쑥떡을 올린 후, 20~30분 정도 쪄낸다. 떡이 익으면 쫀득한 식감과 함께 쑥의 향긋한 향이 퍼지며 완성된다.

쑥떡 만들기는 단순한 요리 과정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계절을 맞이하고, 정성을 담아내는 전통적 손맛의 상징이다. 요즘은 믹서기나 전기찜기 등으로 훨씬 간편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현대에서 한국 전통인 쑥떡을 계승하는 방법

오늘날에는 한식이라는 명절 자체가 생소해지고, 쑥떡을 손수 만들어 먹는 가정도 드물어졌다. 하지만 쑥떡이 가진 계절성, 건강성, 전통성은 여전히 현대 사회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게 계승될 수 있다. 일부 학교나 전통문화센터에서는 봄철 체험 프로그램으로 쑥떡 만들기 수업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전통음식과 계절의 흐름을 함께 가르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비건 식단, 웰빙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쑥떡이 건강 간식 또는 디저트로 재조명되고 있다. 설탕을 최소화하거나 천연 단맛을 이용한 쑥떡 제품도 늘고 있고, 고급 한과 브랜드에서는 쑥떡을 현대적인 디자인과 포장으로 상품화하여 젊은 세대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것은 전통을 ‘과거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오늘의 삶에 맞춰 실천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쑥떡은 한식이라는 조용한 명절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음식이며, 자연과 연결된 삶,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 가족 간의 정서를 담아낸 ‘한 그릇의 역사’다. 바쁘고 빠른 일상 속에서도, 봄날 하루만큼은 쑥떡 한 입에 담긴 계절과 전통의 의미를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